“‘양관식’은 유니콘이다!”
벌써부터 ‘관식앓이’가 시작됐다. OTT플랫폼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극본 임상춘, 감독 김원석) 1막이 공개되면서 박보검이 연기한 남자주인공 ‘양관식’에게 시청자 모두 빠져들고 있다.
지난 7일 공개된 ‘폭싹 속았수다’ 1~4부에서는 꿈많고 요망진 ‘애순’(아이유)과 무쇠 같은 촌놈 ‘관식’이 유년시절부터 이른 결혼에 이르기까지 과정이 ‘봄’에 빗대어 그려졌다. 1960년대 제주도를 배경으로 어촌계장도 되고 싶고 대통령도 다섯번이나 해먹고 싶은 야무진 ‘애순’과 그런 애순을 위해 ‘꼬봉짓’도 하고 조기, 삼치도 10년째 갖다바치는 관식의 푸르른 첫사랑이 4화 내내 몰아쳤다.

‘폭싹 속았수다’ 속 양관식 역의 박보검.
임상춘 작가의 전작에서 늘 그러했듯 이번에도 ‘순애보’ 짙은 남성캐릭터가 등장해 여심을 쥐고 흔든다. ‘동백꽃 필 무렵’엔 황용식(강하늘)이 있다면, 이번엔 새로운 ‘노빠꾸’ 양관식이 유니콘처럼 나타난다. 10살 때부터 애순 뒤를 쫄쫄 쫓아다녔고, 구박받는 애순을 위해 그의 조기도 성심성의껏 챙겼다. 대통령을 꿈꾸는 애순에 맞춰 그의 꿈은 ‘영부인’으로도 조정된다. 인생의 8할, 아니 그의 말처럼 10할이 온통 애순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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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관식’으로 시기가 바뀌면서 캐릭터의 매력을 더욱 풍성해진다. 사슴 눈망울을 자랑하는 박보검이 캐릭터에 ‘착’ 붙으면서 만인이 꿈꾸는 이상적인 ‘연인’을 그려낸다. 1살 어린 동생인데도 바락바락 대드는 애순을 그저 귀엽게만 바라보는가 하면, 애순이 상심할 때나 좌절할 때에도 늘 묵묵하게 곁을 지키며 어깨 한 켠을 내어준다. 괜히 앞서가지 않고 애순 뒤에서 발자국을 맞춰준다. 애순이 목놓아 ‘양관식, 돌아와!’를 외치면 제주 바다 한가운데에 뛰어들어 마치 고래처럼 애순에게 헤엄쳐온다. 여성 판타지일 수 있지만, 임상춘 작가는 이를 현실에 있을 법하게 그려낸다.

‘폭싹 속았수다’ 포스터.
재벌2세도 아닌 평범한 남자 ‘양관식’이란 캐릭터가 주목받는 건 단순히 ‘이상적 연인상’이어서 뿐만은 아니다. 비단 사랑하는 남녀사이가 아니더라도 자신을 무조건 믿어주고 지지해주는 ‘내 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시청자들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기도 하다. 속 시끄러운 뉴스들이 난무하고 사람 사이서 이골이 난 현실에서 ‘해바라기’ 같은 친구, 애인, 가족이 존재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이런 부러운 마음으로 ‘애순’을 응원하게 되고 ‘관식’을 지지하게 된다.
여기에 박보검은 기존 작품 이상으로 향상된 연기력을 발산해 보는 이의 몰입도를 배가한다. 특히 10대 첫사랑에 빠진 순수한 관식을 이질감 없이 소화해내며 극 초반부터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데에 성공한다. 가히 ‘인생캐릭터’ 갱신이라 할 수 있다. 그의 히트작인 ‘응답하라 1988’ 속 ‘택’의 잔상을 완벽히 씻어낼 정도다.
커뮤니티의 반응도 뜨겁다. “박보검, 관식이 인생캐같음. 연기도 진짜 잘하고” “캐릭터랑 ‘착붙’이라 이번에 처음으로 본체(박보검) 응원하게 됨” “좀 놀랐음. 걸음걸이, 말투, 표정, 눈빛 다 잘함” 등 박보검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넘쳐나고 있다. 심지어 ‘양씨 아저씨’란 단어에도 어울린다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박보검의 재발견’으로 일컬어지는 ‘폭싹 속았수다’, 이어지는 2~4막에서까지 ‘관식앓이’는 거세질 수 있을까. 앞으로 3주간 매주 금요일에 넷플릭스서 확인할 수 있다.